[이해하기] 데이터센터/서버룸의 적정 온도와 적정 습도 – 항온항습

엄청나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서버들이 가동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많은 서버들을 문제 없이 잘 가동 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네트워크 환경 또한 함께 제공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서버들과 네트워크가 모두 대규모로 가동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 전력, 적정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높은 수준의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장소를 데이터센터 (Data Center) 라고 합니다. (** 자체 데이터센터 급을 운영하기 어려운 규모가 작은 조직들을 위한 데이터센터 공간과 회선을 임대해주는 서비스를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 라고 합니다.)

데이터센터는 다양한 장비들을 위해 에어컨 등을 통해 적정 온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렴풋이 나마 들어 보셨을 겁니다. (항온항습 – CRAC:Computer room air conditioning 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포스트 에서는 데이터센터나 기타 그에 준하는 서버룸 등이 왜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네트워크 장비의 사양 정보 (Specifications)

먼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 되는 네트워크 장비가 가동되기 위한 몇 가지의 환경 사양을 아래와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 Cisco 9300 Series Switch
| Cisco 9300 Series Switch 의 동작 환경 사양 정보

제조사에서 발표한 위 사진과 같은 Cisco 9300 시리즈 스위치의 사양 정보를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표준 적정 운영 온도 : 영하 5도 ~ 영상 45도 사이, 해발 1500m 이하 (단, 최소 영상 0도 이상이 되어야 장비 전원이 켜질 수 있다고 써있네요.)
– 임시 운영을 위한 온도 : 영하 5도 ~ 영상 50도 사이, 해발 1500m 이하 (임시 운영 시간 조건 : 1년 이하의 기간 동안 96시간 연속 동작하지 않고, 도합 360시간이 넘지 않으며, 15회 이상 반복하지 않을 것)
– 장비 미 운영 시 적정 온도 : 영하 40도 ~ 영상 70도 사이
– 장비 운영 시 적정 습도 : 5% 에서 90% 사이 (동작 중이거나 동작하지 않을 때 모두 동일)


2. 서버 장비의 사양 정보 (Specifications)

이번에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 되는 서버 장비가 가동되기 위한 몇 가지의 환경 사양을 아래와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 HPE ProLiant DL380 Gen10 의 동작 환경 사양 정보

서버는 비교적 네트워크 장비에 비해 조금 더 까다로운 환경을 요구하는 듯 합니다.
– 표준 적정 운영 온도 : 영상 10도 ~ 영상 35도, 해발 3050m 이하
– 장비 운영 시 적정 습도 : 8% ~ 90% 사이 (영상 28도 기준)
– 장비 미 운영 시 적정 습도 : 5% ~ 95% 사이 (영상 38.7도 기준)


3. 왜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하는가?

그러면 왜 다양한 장비들은 위와 같이 각각 최적의 운영 환경 (적정 온도와 적정 습도) 에 대해 따로 표기를 해 놓았을까요? 거꾸로 온도와 습도가 너무 낮거나 높을 때의 상황에서 장비가 어떻게 되는지를 한 번 알아 보겠습니다

– 온도가 너무 높을 때
네트워크 및 서버 장비들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데스크탑/노트북과는 달리 많은 양의 데이터들을 처리 하기 위해 많은 전력소모와 함께 많은 열을 발생 시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엄청난 열 들을 제대로 식혀주지 않고 과열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장비들은 정상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성능이 느려지거나, 심지어 아무 동작 하지 않고 그대로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의 냉각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과열 상태가 될 때를 한 번 생각해보세요.)

– 온도가 너무 낮을 때
위에서 언급한 장비가 최소한으로 동작할 수 있는 최저 온도보다 훨씬 더 낮은 온도의 환경이 지속 될 때, 과열되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장비들이 정상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기계들이 그냥 얼어 붙는 상황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습도가 너무 높을 때
쉽게 말해 꿉꿉한 날씨를 생각해보면 되겠습니다. 이 때, 아주 미세한 장치들로 구성된 장비는 물에 빠진 상태나 다름 없게 되겠죠. 따로 방수 기능이 없는 전기를 이용해 동작하는 장비가 수분/물에 취약 하다는 사실은 상식입니다. 또한 습도가 높으면 산화작용이 가속화 되어서 부식의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 습도가 너무 낮을 때
동물의 관점에서 습도가 너무 낮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기관지를 통해 감염이 쉬워집니다. 기계의 관점에서는 습도가 너무 낮을 때, 정전기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더 나아가서 정전기가 축적되기 쉽습니다.) 이 때 발생한 정전기가 장비 틈 사이 (예> 디스크 저장장치, 각종 Chip, CPU 등) 로 침투하게 되면 알 수 없는 또는 예측하기 어려운 장비의 장애 및 오작동을 발생 시키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습도가 낮아 모르는 사이에 정전기가 발생 및 축적되어 장비의 영향을 미치게 되면 장비의 수명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계 라고도 할 수 있는 네트워크/서버 들도 위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보면 사람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각 제조사들은 각 장비의 서비스 가능 기간과 함께 물리적인 장비의 수명 주기 (하드웨어 지원 가능 기간) 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특히 운영하는 주체에서는 그러한 제조사의 발표에 따라 전반적인 기술과 서비스들의 라이프 사이클 (Life Cycle) 을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업무 중 하나 입니다.


4. 기관 별 표준 데이터센터 권장 온/습도

위와 같이 다양한 장비들은 각각의 운영 조건을 가지고 있고 한 공간 내에서 이를 맞추기란 현실적으로 (특히 비용 관점에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많은 장비들이 함께 공존하는 데이터센터 (또는 서버룸) 내부의 적정 온/습도는 어느 정도 일까요?

– 미국냉동공조학회 (ASHRAE) 자료
미국냉동공조학회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18 ~ 27℃로 권장하고 Class 구분에 따라 최대 영상 15도 ~ 영상 32도 (Class 1) 에서 영상 10도 ~ 영상 35도 (Class 2) 까지, 습도는 20% ~ 80% 까지 그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실내 온도 1도를 상승시킬 경우 4%의 운영비절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단체 및 실제 장비의 권장 온도/습도가 예전 보다 완화된 이유는, 기술 발전에 따라 장비들 자체의 내구성 향상이 있었고, 일반적으로 장비의 수명 주기 (교체 주기) 가 3~5년 이기 때문에 냉방수준을 낮춰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목적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배치하는 장비들의 허용 온도, 발생 온도와 요구되는 습도 조건 등을 고려해서 최적의 냉방/습도 유지가 되도록 설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데이터센터의 냉각/습도 유지를 다양한 친환경 또는 발전된 기술 들로 구현하고 있는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자연풍이 잘 부는 비교적 선선한 지역의 바람을 이용한 냉각 방식 이라던지, 심지어 Microsoft 에서는 바닷속에 데이터센터 모듈을 넣어서 냉각 효율을 극대화 하겠다고 연구를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Microsoft Project Natick)

시간이 더 지나고 기술이 더욱 발전된다면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거나 발열/습도 자체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컴퓨팅 기술이 나올 수 도 있겠죠?


#St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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